콜레스테롤 건강기능식품, 식물스테롤·차전자피·홍국 근거를 따져 봤습니다

이 글은 유튜브 「김박사 건강 채널」에 올린 영상의 내용을 글로 옮겨 정리한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의 라벨에는 거의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원료마다 문구와 하루 섭취량을 정해 고시한다. 이 글은 그 문구가 실제 연구 결과와 얼마나 맞는지를 따져 보는 시리즈의 한 편이다.
식약처가 허락한 표현은 "도움을 줄 수 있음"까지다. "고친다", "예방한다"는 말은 쓸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문장 뒤에 있는 원료는 서로 다르고, 근거의 크기도 다르다. 여기서는 식물스테롤과 차전자피를 중심으로 따지고, 홍국은 짧게 짚는다.
1. 식약처가 정한 하루 섭취량
판정의 기준은 고시된 하루 섭취량이 연구에서 쓴 양과 맞는지다. 먼저 숫자부터 정리한다.
- 식물스테롤 — 하루 0.8~3g. 지방산과 결합한 에스테르 형태라면 무게 기준이 1.28~4.8g으로 커진다.
- 차전자피 — 콜레스테롤 개선이 목적일 때 하루 6g 이상.
- 홍국 — 원료 무게가 아니라 그 안에 든 모나콜린 K의 양으로 정한다.
2. 식물스테롤: 하루 3g 근처까지는 양에 비례
식물스테롤은 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식물스테롤과 식물스탄올 연구 124편을 모은 분석(Ras 등, 2014, British Journal of Nutrition)이 있다. 식물스탄올은 식물스테롤과 구조가 아주 가까운 성분이며, 둘 다 식물성 식품에 원래 들어 있다.
- 연구에 쓰인 양은 하루 평균 2.1g이었다.
- 하루 0.6~3.3g 사이에서 LDL 콜레스테롤(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수치)이 평균 6~12% 내려갔다.
- 많이 먹을수록 더 내려갔지만, 하루 3g 근처까지였다. 하루 4g을 넘긴 연구는 드물어 그 이상은 따로 계산하지 못했다.
- 식물스테롤과 식물스탄올을 나눠 봐도 양이 늘수록 내려가는 모양은 비슷했다.
고시 상한이 3g인 것도 이 결과와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짚어 둘 점이 있다. 이 분석의 저자 3명 가운데 2명은 식물스테롤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연구소 소속이었다. 그래서 이 숫자는 이해관계가 없는 연구로 한 번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베타카로틴 주의 문구는 왜 붙었나
식물스테롤 고시에는 주의 문구가 붙어 있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이나 호박 같은 채소의 주황색 색소로, 몸에서 비타민 A로 바뀌기도 한다. 무작위 대조시험 41편, 3,306명을 모은 분석(Baumgartner 등, 2017,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서 혈중 베타카로틴이 평균 16.3% 줄었다. 하루 평균 2.5g을 먹은 연구들이다.
다만 연구진은 줄어든 뒤에도 정상 범위 안에 있었다고 적었다. 레티놀과 비타민 D 농도는 변하지 않았다. 이 분석에도 앞의 회사 연구자들이 저자로 참여했다는 점은 함께 밝혀 둔다.
겁낼 일은 아니다. 다만 그렇다고 채소와 과일을 줄일 이유도 없다. (필자의 해석)
3. 차전자피: 효과는 있지만 연구에 쓴 양은 10g
차전자피는 질경이 무리 식물의 씨앗 껍질이다. 물을 만나면 끈적해지는 식이섬유다. 무작위 대조시험 28편, 1,924명을 모은 분석(Jovanovski 등, 2018,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이 있다.
- LDL 콜레스테롤이 리터당 0.33mmol 내려갔다. 흔히 쓰는 단위로 바꾸면 데시리터당 약 13mg이다. 근거의 확실성은 중간 등급으로 평가됐다.
- 시험에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과 정상인 사람이 모두 포함됐다.
-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을 뺀 non-HDL 콜레스테롤도 리터당 0.39mmol 내려갔다.
- 아포B라는 다른 지표도 내려갔고, 이 결과는 근거 확실성이 높은 등급이었다.
그런데 이 시험들이 쓴 양의 중앙값은 하루 약 10.2g이었다. 고시는 "6g 이상"이라고만 적었다. 6g이면 이 효과가 그대로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차전자피 고시에는 반드시 충분한 물과 함께 먹으라는 주의 문구가 있다.
4. 홍국: 약해서가 아니라 약처럼 세서 조심
홍국은 지난 혈행 편에서 다뤘으니 핵심만 짚는다. 홍국의 모나콜린 K는 콜레스테롤 약 로바스타틴과 화학적으로 같은 물질이다.
무작위 대조시험을 모은 분석(Rahmani 등, 2023, Expert Review of Clinical Pharmacology)에서 LDL은 데시리터당 평균 28.9mg 내려갔다. 총콜레스테롤은 데시리터당 33.2mg, 중성지방은 23.4mg 내려갔다.
홍국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약해서가 아니다. 약처럼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국 고시에는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는 사람은 섭취를 피하라고 적혀 있다.
일본에서는 2023년 말부터 특정 홍국 정제를 먹은 사람들의 신장 손상이 잇따라 보고됐다. 전국 신장내과 조사에 잡힌 환자만 192명이었고,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홍국에서 흔히 걱정하던 곰팡이 독소 시트리닌은 문제의 균주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보고됐다. 대신 원래 들어 있으면 안 되는 화합물들이 제품에서 검출됐다. 같은 원료라도 만드는 과정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5. 수치가 내려가는 것과 병이 줄어드는 것은 다르다
여기서 본 연구는 모두 혈액 속 수치를 쟀다. 심장병이 실제로 줄었는지는 이 분석들이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 수치가 내려가는 것과 병이 줄어드는 것은 따로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이미 콜레스테롤 약을 먹고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바꾸거나 더하기 전에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관리 방법은 의사와 정하는 것이 순서다.
판정
콜레스테롤 기능성은 이 시리즈에서 근거가 단단한 편이다. 다만 연구에서 쓴 양을 먹었을 때의 이야기다. (필자의 해석)
- 식물스테롤 — 사람 대상 연구에서 하루 3g 근처까지 LDL이 양에 비례해 내려갔다. 고시 범위와 대체로 맞는다.
- 차전자피 — 사람 대상 연구에서 LDL이 내려갔지만, 연구에 쓴 양(중앙값 약 10.2g)이 고시 하한(6g)보다 많다.
- 홍국 — 효과는 크지만 약과 같은 성분이라 약을 먹는 사람은 피해야 하고, 제조 과정의 안전성 문제도 보고됐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질병을 치료하지 않는다. 식약처가 인정한 문구는 "도움을 줄 수 있음"까지이고, 그 이상은 광고의 말이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건강기능식품도 약처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광고 말고 근거로 고르자.
※ 이 글은 연구 근거를 정리한 것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필자의 해석'으로 표시한 부분은 글쓴이의 판단이다. 개인 건강 문제는 의사·약사와 상의하길 바란다.
참고
- Ras RT et al. (2014)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 식물스테롤·스탄올 용량-반응 메타분석 (PMID 24780090)
- Baumgartner S et al. (2017)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 식물스테롤과 혈중 지용성 비타민·카로티노이드 (PMID 27591863)
- Jovanovski E et al. (2018)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 차전자피와 LDL·non-HDL·apoB 메타분석 (PMID 30239559)
- Rahmani P et al. (2023) Expert Review of Clinical Pharmacology — 홍국 메타분석 (PMID 36259545)
- 식품의약품안전처 —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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