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비슨, NC에서의 63경기 — 짧지만 뚜렷했던 흔적

외국인 타자의 성패는 종종 숫자 한두 개로 요약된다. 그러나 맷 데이비슨(Matt Davidson)의 NC 다이노스 시절은 성적표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홈런왕에서 방출까지,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긴 온기까지 — 3년의 궤적을 돌아본다.
3년의 궤적: 홈런왕에서 이별까지
데이비슨은 NC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 잡았다.
- 2024시즌 — 131경기 타율 0.306, 46홈런, 119타점. 이 해 그는 KBO 홈런왕에 올라 리그 최고의 파워를 증명했다.
- 2025시즌 — 112경기 타율 0.293, 36홈런, 97타점. 홈런 부문 2위, 타점 5위로 여전한 중심 타자였다.
- 2026시즌 — 63경기 타율 0.290, 8홈런, 40타점, OPS 0.826. 그리고 6월 26일, 팀을 떠났다.
2년 연속 30홈런 이상, 한 시즌 46홈런 홈런왕. KBO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생산성이었다.
왜 이별이었나
KBO 외국인 자리는 냉정하다. 2026시즌 63경기의 0.826 OPS는 결코 나쁜 숫자가 아니지만, 홈런왕 시절의 임팩트에는 못 미쳤다. 순위 싸움과 대체 자원, 계약 구조 안에서 구단은 더 높은 상한선을 원했다. '충분히 좋았지만, 정점의 그와는 달랐던' 시즌이 이별의 배경이 됐다.
숫자 밖의 데이비슨 — 인성과 리더십
그러나 데이비슨을 기억하게 만드는 건 홈런 숫자만이 아니다. 그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의 구심점이었다.
- 2026시즌 연봉이 삭감된 상황에서도 스프링캠프에서 동료들에게 아이스커피와 도넛,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나누며 끈끈한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 애리조나 캠프에서 팀이 실전 상대를 구하지 못하자, 그는 메이저리그 인맥을 총동원해 LA 다저스·샌디에이고·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평가전을 성사시켰다. 답사 일정에도 직접 동행하며 세부까지 챙겼고, 구단은 그를 "배려 깊고 영리한 동료, 훌륭한 팀원"이라 평했다.
- 마지막 경기에도 스스로 출전을 자원해 쐐기 적시타를 치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박민우·박건우 등 동료들은 눈물로 그를 배웅했고, 그 역시 팬과 팀을 향한 감사를 SNS에 남겼다.
남긴 것
데이비슨은 방망이로 팀을 이끌었지만, 진짜 유산은 클럽하우스의 온도였는지도 모른다. 기록은 홈런왕을 말하고, 사람들은 '좋은 동료'를 기억한다. 두 가지를 모두 남긴 외국인 선수는 흔치 않다. 다음 무대에서도 그의 방망이와 품성이 함께 빛나길 바란다.
기록 출처: KBO·구단 공식 집계(2024~2026시즌).
기록으로 다시 보는 데이비슨
위 내용을 구단 공지와 기사로 다시 확인해 보면, 2025시즌 데이비슨은 112경기 113안타 36홈런 97타점, 타율 0.293에 OPS 0.965였다. 그 시즌이 끝난 뒤 NC는 기존 1+1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1년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2만 5천 달러, 연봉 97만 5천 달러)에 새로 계약했다(NC 다이노스 공지, 2025.12.11). 위키백과에 따르면 2025년 재계약 규모는 150만 달러였으니, 위에 적은 '연봉 삭감'은 총액 기준으로 20만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위키백과 2025년 NC 다이노스 시즌).
숫자 말고도 남긴 기록이 하나 있다. 2025년 8월 24일 롯데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0.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KBO 리그 외국인 야수가 투수로 나선 첫 사례였다(위키백과). 그해 NC가 마지막 9연승으로 5위를 확정한 10월 4일 SSG전에서도 데이비슨은 3회 2루타, 5회 안타로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중앙일보, 2025.10.4).
방출, 그리고 사흘 만의 새 팀
NC는 6월 26일 데이비슨을 방출했다. 그날 창원NC파크 키움전에 스스로 출전을 자원했고, 홈 팬들의 응원에 눈물을 보였다. 박건우 등 동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사흘 뒤인 6월 29일, 키움이 KBO에 투수 네이선 와일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데이비슨에 대한 계약 양도 신청서를 냈다. 키움은 "선발진은 경쟁력을 갖췄으나 공격력이 아쉬웠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고, 데이비슨은 7월 4일 선수단에 합류하기로 했다. 규정에 따라 키움이 NC와 맺은 연봉 130만 달러 중 남은 금액을 지급한다(연합뉴스, 2026.6.29).
당시 키움은 27승 1무 51패(승률 0.346)로 최하위였고, 팀 타율(0.231)·홈런(45개)·장타율·출루율이 모두 꼴찌였다. 키움은 기존 외국인 타자 케스턴 히우라와 데이비슨, 두 명의 외국인 타자를 쓰게 됐다. 데이비슨 입장에서는 한국을 떠나지 않고 바로 다음 무대를 찾은 셈이다.
덧붙임(2026년 10월 기준)
시즌이 끝난 지금 돌아보면, NC는 결국 64승 2무 78패로 8위, 키움은 50승 4무 90패로 10위로 시즌을 마쳤다(NC 다이노스 기록실). 두 팀 모두 가을야구에는 가지 못했지만, 창원 팬들에게 데이비슨은 여전히 2024년의 46홈런 홈런왕으로 남아 있다.
NC 쪽에서 보면 데이비슨 방출은 외국인 타자 교체라는 승부수였다. 주간조선은 전반기 결산에서 이 결정을 짚으며 "사실 NC는 타자보다 투수 쪽이 문제인 팀"이라고 평가했다(주간조선, 2026 시즌 전반기 결산).
댓글 0
첫 한 줄을 남겨 보자.
로그인 뒤 한 줄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