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매출 2위인데, 왜 의사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할까?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근거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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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매출 2위인데, 왜 의사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할까?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근거 총정리 — 유튜브 영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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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튜브 「김박사 건강 채널」에 올린 영상의 내용을 글로 옮겨 정리한 것입니다.

장에 좋다는 유산균, 사 놓고 효과를 봤는가. 작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6조 원 가까이 됐고, 원료별로 보면 홍삼 다음 2위가 프로바이오틱스였다.

숫자가 하나 더 있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가 18,000건이 넘는데, 그중 절반 가까이가 소화기 증상이었다. 신고가 원인을 확정하지는 않지만, '장에 좋다'고 먹고 '장이 불편하다'고 신고한 셈이다.

유산균을 먹으면 장이 좋아질까. 그 답을 장 속 주민인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찾아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장내 미생물은 먹는 것과 사는 방식으로 바뀐다. 유산균 제품은 어떤 균주를 어떤 증상에 쓰느냐를 특정해야 근거가 있다. '유산균이면 된다'는 말에는 근거가 없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마이크로바이옴은 몸에 사는 미생물 전체와 그 유전자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은 장에 산다. 2016년 이스라엘 연구진이 다시 계산해 보니, 몸무게 70kg인 사람 몸속 세균은 약 38조 마리였다. 사람 세포가 약 30조 개이니, 세균이 사람 세포만큼 많은 셈이다.

이 세균들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의 유전자는 서로 거의 같지만, 장내 미생물 유전자는 건강한 사람 대다수가 공유하는 것이 전체의 3분의 1뿐이다. 그래서 '정답 조성'은 없다.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범위일 뿐이다.

이 틀은 일찍 잡힌다. 베네수엘라, 말라위, 미국 사람 531명을 비교했더니 장내 미생물의 기능은 세 집단 모두 생후 3년 안에 성숙했다. 흔히 쓰는 지표인 '다양성'도 기억해 둘 만하지만, 다양하다고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용어 네 가지, 그리고 '유산균'

국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과학협회(ISAPP)가 합의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프로바이오틱스: 적정량을 먹었을 때 숙주의 건강에 이로운, 살아 있는 미생물. 살아 있어야 하고, 양이 충분해야 하고, 건강 이득이 확인돼야 한다.
  2. 프리바이오틱스: 숙주의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해 건강 이득을 주는 기질. 쉽게 말해 미생물의 먹이다.
  3. 신바이오틱스: 미생물과 그 먹이를 섞은 것. 그냥 합친 '상보적'과, 먹이를 그 균에 맞춰 설계한 '상승적'으로 나눈다.
  4. 포스트바이오틱스: 건강 이득을 주는, 불활성화된 미생물이나 그 성분.

'유산균'은 이 넷 중 어디에도 없다. 유산균은 젖산을 만드는 세균 무리의 분류 이름이고,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 이득이 확인된 살아 있는 미생물'이라는 기능 정의다. 같은 말이 아니다.

식약처 문구는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변비 치료'나 '과민성 장증후군'이라는 말은 없고, 19종의 균을 묶은 원료 전체에 붙은 문구다.

반전 1: 먹은 유산균은 장에 자리 잡을까

건강한 성인 임상시험 7건을 모은 분석에서는 유산균을 먹어도 장내 세균의 다양성이 달라지지 않았다.

2018년 이스라엘 연구진은 장 점막을 직접 떼어 확인했다. 유산균 11가지를 섞은 제품을 먹였더니 균은 살아서 장까지 갔다. 그런데 점막에 자리를 잡는지는 사람마다, 장의 부위마다, 균주마다 달랐다. 이미 사는 미생물이 새 손님을 밀어내는 '정착 저항'이다.

두 번째 실험은 더 놀랍다. 항생제를 먹은 뒤 유산균을 먹은 사람은 원래 살던 미생물의 회복이 오히려 눈에 띄게 늦어졌고 끝까지 불완전했다. 반면 항생제 전에 받아 둔 자기 대변을 다시 넣어 준 사람은 며칠 만에 거의 다 회복됐다.

'장까지 살아서 간다'와 '장에 자리 잡는다'는 다른 말이다. 항생제 뒤 유산균은 당연한 선택이 아니다.

증상이 있을 때, 균주를 특정하면 근거가 있다

변비

2014년 임상시험 14건, 1,182명을 모은 분석에서 유산균을 먹은 사람은 일주일 배변 횟수가 평균 1.3회 늘었다. 세 번 가던 사람이 네 번 남짓 가는 정도다. 균주별로 보면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는 1.5회 늘었지만, 락토바실루스 카제이 시로타는 차이가 없었다. 비뚤림 위험도 높았다.

과민성 장증후군 (반전 2)

2023년 임상시험 72건을 모은 분석에서 유산균은 위약보다 전반 증상을 '중간' 크기로 개선했다. 그런데 미국소화기학회는 2021년 지침에서 근거의 질이 낮다며 유산균을 권하지 않았고, 미국소화기병학회도 2020년에 '임상시험 안에서만 쓰라'고 했다. 임상시험 76개에 균주 조합이 44가지라 뭉뚱그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전부 합치면 평균은 좋아 보이지만, 내가 사는 제품의 균주가 그 평균 안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2026년 분석은 균주별로 평가했다. 10개 가운데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35624, 락토바실루스 람노서스 GG 등 5개는 효과가 확인됐고, 대장균 니슬 1917, 카제이 시로타, 가세리 BNR17 3개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반전 3: 캡슐보다 식탁과 생활의 근거가 더 단단하다

  • 식단: 2014년 네이처에 실린 실험에서 동물성 식품만, 혹은 식물성 식품만 먹였더니 장내 미생물 구성이 빠르게, 누구에게나 비슷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 발효식품: 2021년 스탠퍼드 연구진이 건강한 성인에게 17주 동안 발효식품 또는 식물성 섬유를 늘려 먹게 했다. 발효식품 쪽은 미생물 다양성이 꾸준히 늘고 염증 지표가 줄었다. 섬유 쪽은 다양성 자체는 그대로였다.
  • 식물성 식품의 종류: 10,000명 넘게 참여한 미국 장 프로젝트에서 먹는 식물의 종류 수가 장내 미생물 구성과 연관됐다. 다만 관찰 연구라 인과는 확정할 수 없다.
  • 항생제: 건강한 남성 12명에게 강한 항생제를 4일 먹였더니 미생물은 한 달 반 만에 거의 돌아왔지만, 모두에게 있던 9종은 6개월 뒤에도 대부분 검출되지 않았다.
  • 운동: 앉아서 지내던 성인 32명이 6주 동안 주 3회 운동했더니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산물이 바뀌었지만, 운동을 멈추고 6주가 지나자 대부분 되돌아갔다.

수면과 스트레스는 사람 연구가 아직 적어 숫자를 제시하지 않는다.

흔한 오해 네 가지

  1. 균 수: '1,000억 마리'라고 적힌 제품이 많지만, 식약처가 정한 하루 섭취량은 1억~100억 마리 사이다.
  2. '장까지 살아서 갑니다': 문제는 살아서 가느냐가 아니라 자리를 잡느냐이고, 그것은 광고가 보장할 수 없다.
  3. 건강한 사람: 위에서 본 유산균 효과는 전부 증상이 있는 사람에서 나왔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세균 변화가 먹는 동안만 잠깐이었다.
  4.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유산균: 알약 모양이어도 마크가 없으면 일반식품이다. 식약처는 올해 6월 이런 제품에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라고 적게 하는 개정안을 예고했지만 시행은 2028년 예정이라, 아직은 마크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안전

유산균은 대부분 안전하지만 중환자실 환자, 면역이 크게 떨어진 사람, 큰 수술 직후에는 혈액 감염 사례가 보고돼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담당 의사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앞서 말한 이상사례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 신고는 611건인데, 이것은 '먹고 나서 불편했다'는 신고이지 원인이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자주 받는 질문

김치나 요구르트로 충분한가

발효식품 연구에서 다양성이 늘었으니 식탁에 올릴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치료 연구는 아니다.

항생제를 먹을 때 유산균을 같이 먹어야 하나

앞의 실험에서는 항생제 뒤 유산균이 원래 미생물의 회복을 늦췄다. '당연히 같이'는 아니니 처방한 의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얼마나 먹어 보고 판단하나

4주쯤 먹어도 변화가 없으면 바꾸거나 멈춘다. 배변 습관이 갑자기 바뀌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피가 섞여 나오면 영양제가 아니라 진료가 먼저다.

판정

장 속 38조 마리는 캡슐 하나로 바뀌지 않는다. 식단, 발효식품, 식물성 식품의 종류, 불필요한 항생제 줄이기, 꾸준한 운동 쪽 근거가 더 단단하다. 유산균 제품을 고른다면 이름이 아니라 균주와 증상으로 고르고, 냉장고 속 제품 뒷면의 균주 이름부터 읽어 보자(필자의 해석).

이 글은 일반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약을 먹고 있다면 영양제를 더하기 전에, 그리고 개인 건강 문제는 의사·약사와 상의하길 바란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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