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 163이닝, 숙제는 반만 끝났다

이 글은 유튜브 「NC 다이노스 채널」에 올린 영상의 내용을 글로 옮겨 정리한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구창모가 1군에서 던진 이닝은 모두 합쳐 66이닝이다. 올해는 한 시즌에만 163이닝을 던졌다. 3년 치를 다 더한 것보다 2.5배 가까이 많다.
- 2023년: 51⅔이닝 (부상)
- 2024년: 0이닝 (상무 군 복무로 1군 기록 없음)
- 2025년: 14⅓이닝 (9월 복귀)
- 2026년: 163이닝 (첫 규정이닝)
그렇다면 건강해진 구창모의 숙제는 이제 다 끝났을까. 필자의 답부터 말하면, 절반만 끝났다.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다는 건 증명했다. 버티면서 끝까지 잘 던지는 건 아직 숙제다(필자의 해석).
이 글의 숫자는 모두 정규시즌이 끝난 10월 10일 기준이다.
3년 치를 한 해에
163이닝이 뉴스가 된 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넘었기 때문이다. 규정이닝은 선발 투수가 한 시즌을 제대로 던졌는지 보는 기준선이다. 팀 경기 수와 같아서, 144경기를 치르면 144이닝이다. 이 선을 넘어야 평균자책점 순위에 이름이 오른다.
구창모는 2015년 입단 뒤 한 번도 이 선을 넘지 못했다. 가장 많이 던진 해도 2018년의 133이닝이었다.
규정이닝이 뭐길래
공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평균자책점은 9이닝 동안 투수 책임으로 내준 점수로, 낮을수록 잘 던진 것이다. 구창모는 2020년에 1.74, 2022년에 2.10을 기록했다. 9이닝에 2점 안팎만 내줬다는 뜻이다. 2020년은 NC가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한 해이고, 구창모는 그해 9승 무패였다.
문제는 늘 몸이었다. 2021년에는 부상으로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그래도 NC는 2022년 12월, 구창모와 최대 132억 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6년(2023~2028년)에 1년을 더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래서 규정이닝은 선수와 구단 모두의 오랜 숙원이었다.
처음 넘은 선
올해 구창모는 그 숙원을 풀었다.
- 3월 28일 — 개막전 선발, 5이닝 무실점
- 9월 19일 — 창원 KIA전 4회를 마치는 순간 144이닝 돌파. 입단 12년 만의 첫 규정이닝
- 10월 3일 — SSG전에서 누적 157이닝, 시즌 12승
- 10월 9일 — 마지막 등판 KIA전에서 6이닝을 더해 163이닝으로 시즌 마감
10월 3일의 157이닝은 NC 국내 투수가 한 시즌에 던진 가장 많은 이닝이다. 종전 기록은 이재학이 2013년과 2014년에 던진 156이닝이었다. 같은 날 거둔 12승도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이고, 2016년 이재학의 12승과 함께 구단 국내 투수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마지막 등판이던 10월 9일에는 팀이 2대 7로 지면서 13승은 놓쳤다.
계획해서 지킨 163이닝
이 163이닝은 혼자 버틴 숫자가 아니다. 구단과 선수가 미리 짜서 지킨 숫자다.
구창모는 1월 인터뷰에서 40이닝 정도 왔을 때 몸에서 신호가 오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아프기 전에 먼저 쉬기로 했다. 첫 6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진 뒤 4월 말에 열흘을 쉬었다. 6월 16일 한화전 뒤에도 일부러 1군에서 빠져 열흘을 쉬었다.
등판 간격도 따로 챙겼다. 선발 투수는 보통 닷새에 한 번 던진다. 화요일에 던지면 같은 주 일요일에 한 번 더 나가야 하는 주가 생기는데, 이를 '주 2회 등판'이라고 부른다. 이호준 감독은 4월에 "창모가 일주일에 두 번 던질 일은 없다, 절대로 없다"고 했다. 예외는 9월 첫 주(9월 1일·6일), 딱 한 번이었다. 구창모가 먼저 요청했고, 감독은 세 번쯤 돌려보낸 끝에 허락했다.
시즌 막판, 이호준 감독은 이렇게 돌아봤다.
부상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잘 파악해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한 번씩 쉬게 했다. — 이호준 NC 감독(2026년 10월 6일)
그 결과 29경기 가운데 2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선발 투수는 5이닝 이상 던져야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다. 그 조건을 거의 매번 채운 셈이다.
남은 숙제, 후반기
그런데 이닝이 쌓일수록 공은 덜 통했다. 7월 9일까지 전반기 16경기(91⅓이닝) 평균자책점은 3.35였다. 7월 18일부터 후반기 13경기(71⅔이닝)에서는 4.90으로, 1.5 넘게 올랐다. 9이닝마다 1점 반을 더 내준 셈이다.
월별로 나눠 보면 오르내림이 있었다.
- 3~4월: 2.88
- 5월: 5.73
- 6월: 1.88
- 7월: 6.67
- 8월: 3.50
- 9~10월: 3.82
5월에 5.73까지 올랐다가 6월에는 1.88로 내려왔다. 6월에 나선 4경기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퀄리티스타트는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던지며 자책점을 3점 이하로 막은 경기다.
문제는 후반기가 시작된 7월 중순부터였다. 가장 크게 흔들린 건 7월 말이다. 7월 18일부터 30일까지 세 번 나와 16이닝 동안 자책점이 16점이었다. 한 이닝에 한 점꼴로 내준 것이다. 8월 12일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다시 일어서긴 했다. 올해 정규시즌 1위 팀을 상대로 던진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
하지만 끝까지 돌아오지 않은 숫자가 있다.
- 던진 이닝: 전반기 91⅓ → 후반기 71⅔
- 홈런 허용: 전반기 9개 → 후반기 11개
- 탈삼진: 전반기 79개 → 후반기 54개
후반기에는 20이닝 가까이 덜 던졌는데 홈런은 2개를 더 맞았다. 삼진은 덜 잡고, 홈런은 더 자주 맞았다는 뜻이다.
이유는 이 숫자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체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 상대 타자들이 공에 익숙해졌을 수도 있다. 다만 구창모에게 이렇게 긴 시즌이 처음이었던 것은 분명하다(필자의 해석).
구창모 스스로는 올해 던지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한다.
나는 부상 위험이 많은 선수다. 힘으로 밀어붙일 수 없어, 정교함으로 승부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이 컸다. — 구창모(2026년 7월)
8월 KT전에서는 그동안 던지지 않던 커터를 섞기 시작했다. 커터는 직구처럼 오다가 끝에서 살짝 휘는 공이다. 삼진이 줄어든 것도 힘 대신 타이밍으로 잡겠다는 선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필자의 해석).
반대편 이야기
물론 반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정도면 이미 충분히 좋은 시즌이라는 것이다.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리그 전체에 18명뿐이다. 그 18명 가운데 구창모의 평균자책점(4.03)은 8위다. 1위 곽빈이 2.24, 4위 고영표 3.28, 7위 알칸타라 3.87, 14위 임찬규 4.46, 18위 토다 5.03이었다. 국내 투수만 보면 곽빈, 최민석, 고영표 다음으로 네 번째다. 던진 이닝도 리그 7위였다.
OSEN 조형래 기자도 10월 3일 기사에 이렇게 썼다.
풀타임을 소화하게 되면서 수치들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기는 했지만, 임팩트보다는 꾸준함과 건강함을 보여줘야 했다.
이호준 감독도 6월에 "안 아프고 꾸준하게 해주는 게 정말 팀으로서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필자도 이 시각에 절반은 동의한다. 올해 목표가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었다면, 그 숙제는 끝났다(필자의 해석).
내년의 숙제
남은 숙제는 관리를 덜 받고도 비슷하게 던지는 것이다(필자의 해석).
서울신문은 이호준 감독이 내년엔 주 2회 등판도 가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구창모도 9월에, 이제는 주 2회 등판을 피해야 하는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주에 두 번 던지는 날이 늘고 쉬는 날이 줄면 던지는 이닝은 더 늘어난다. 그때도 후반기 숫자가 올해와 같다면 팀이 얻는 것은 크지 않다.
이호준 감독은 마음의 짐도 이야기했다.
10승 하고 나서부터 창모가 이제 자기 공을 좀 던지더라. 그전에는 본인도 약간 마음에 부담도 있었던 것 같다. — 이호준 NC 감독(2026년 10월 6일)
규정이닝이라는 부담을 덜어 낸 내년에 어떤 공을 던지는지 봐야 한다. 보장된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6년 가운데 올해가 4년째였고, 남은 보장 기간은 두 시즌이다.
다음에 볼 숫자
2027 시즌에는 이 숫자들을 보려 한다.
- 한 주에 두 번 던지는 날이 몇 번 나오는가
- 후반기 평균자책점 — 올해는 4.90
- 홈런 허용 — 올해는 20개
구창모는 7월에 이렇게 말했다.
규정이닝과 풀타임 모두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올해 그 목표를 달성해야 다음 과정이 있다.
올해 목표는 이뤘다. 이제 다음 과정이다. 버티는 건 증명했고, 내년엔 끝까지 막아 내는 걸 보여 줄 차례다(필자의 해석).
※ 팬이 만든 분석 채널의 글이다. 구단 공식 채널이 아니다.
참고
- OSEN(미주중앙일보 전재) (2026-10-03) — 조형래 기자, 구창모 시즌 평가 기사
- OSEN · 스포티비뉴스 (2026-10-06) — 이호준 감독 구창모 관리·'자기 공' 발언
- 조선비즈(OSEN) · 다음스포츠 · 경남미디어 — 구창모 연도별 1군 이닝·부상 기록
- 스포츠동아 · 스포티비뉴스 · 경남미디어 — 규정이닝 첫 달성·전반기 91⅓이닝
- 스포츠동아 (2026년 7월) — 구창모 인터뷰 '정교함으로 승부'·'다음 과정'
- 스포츠경향 · 뉴스핌 · 마이데일리 — 구창모 관리 일지·주 2회 등판
- 연합뉴스 · 아이뉴스24 — 2022년 12월 비FA 다년계약 최대 132억 원(6+1년)
- 머니투데이 · 연합뉴스 — 2020·2022 평균자책점
- 다음스포츠 경기별 기록 · 야구나라 · TVING — 월별·전후반기 기록, 규정이닝 투수 평균자책점
- 서울신문 (2026-10-10) — 이호준 감독 '내년엔 주 2회 등판' 기대(제목·요약 기준)
▶ 영상: 구창모 163이닝, 숙제는 반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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